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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 앞에서 안경을 쓴다는 것은
최용식의 재미있는 안경이야기(2)
2008-04-01 11:52:00 이메일 | 프린트
 

조선시대 안경착용은 참으로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안경과 관련된 예의가 엄격했기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나 자신보다 지위나 연령이 높은 사람 앞에서는 안경을 끼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자리잡았다. 또 노안(老眼)으로 끼는 것이 안경이라고 생각했던 조선사회에서 젊은 사람이 안경을 낀다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조선시대는 사람들 앞에서 안경을 끼는 자체가 큰 결레로 받아들여 진 것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개혁군주였던 정조(正祖 1752~1800)는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고민은 다름 아닌 저하된 시력 때문에 끼고 있는 안경.

안경을 낀 채 신하들 앞에서 국정을 논해야 하는 상황이 예의에 어긋났기 때문이었다. 국왕이라는 자리가 신하들보다 높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식적인 자리인 만큼 안경을 낀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것을 정조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안경을 끼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 없어 국정을 올바로 펼 수도 없었다.

◇ 정조는 조선시대 최초로 안경을 사용한 임금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7일부터 12월 16일까지 채널 CGV에서 방영한 <영조암살미스터리-8일>의 한장면

정조실록 51권에는 “평소에 내가 읽는 책은 선인과 현인들이 남기신 경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점점 눈이 어두워지더니 올 봄 이후로는 더욱 심하여 글자의 모양을 분명하게 볼 수 없다. 정사의 의망에 대해 낙점을 하는 것도 눈을 매우 피곤하게 하는 일인데, 안경을 끼고 조정에 나가면 보는 사람들이 놀랄 것이니, 6월에 있을 몸소 하는 정사도 시행하기가 어렵겠다”라고 돼 있다.

정조가 안경을 끼는 것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국왕이 이 정도로 조심했으니 신하들이나 일반 백성들이 안경착용에 대한 어려움과 예의는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 앞에서 안경을 낀 채 나타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조선시대 안경과 관련된 예(禮)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일화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조 26대 임금이었던 헌종은 외숙이자 이조판서를 지냈던 조병구가 안경을 낀 채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을 두고 “아무리 외척이라고 하지만 목에 칼날이 들어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헌종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어리다고 신하가 자신을 무시해 안경을 착용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
섬뜩한 이 한마디에 조병구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헌종은 조대비(신정왕후, 조병구의 친 여동생)를 만난 자리에 조병구가 또 다시 안경을 낀 채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크게 책망했고 결국 조병구는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날 자신의 집에서 자살하게 된다.

시력이 좋지 않았던 조병구는 친동생 앞에서 안경을 써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국왕의 입장에서는 용서가 안 되는 행동이었던 것이다.

◇ 한말의 독립운동가, 송재 서재필(1864~1951)
조선조 말 미국에서 돌아온 서재필도 안경을 낀 채 고종을 알현했다가 당시 신하들로부터 심한 책망을 들어야 했으며 심지어 대역무도한 자라는 욕을 듣기까지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 안경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고 지체 높은 양반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까다로운 예법은 16세기 말에 들어온 안경을 18세기 중엽까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했다.

지금은 아무나 편하게 끼는 안경이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못했다.

<다음에 계속>


데일리안 대구경북 최용식 기자(ssen@dailian.co.kr)

[오리지날 넷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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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도대체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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